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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09:54

젖 물리는 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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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질

 

등뒤에 서서 무엇에게라도

빗질하고 싶다 무지개 빛 나는

고운 머릿결 만들어 주려고

참빗 하나 샀다

 

젖 물리는 모성 같아서

검은 눈빛이 밝다

이끼 자주 끼는 속된 마음도

자주 빗질하라고 오늘 내다보는

풍경이 어제보다 한층 가깝다

 

세상은 때때로 촘촘한 빗을 들어

거센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몇 번씩이나 가다듬어 주는 것이다

마음 한 번 잘못 먹은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지고 그 자리에 또 무언가

새롭게 일어나는 목숨이 있다

 

어떻게 이곳까지 걸어왔을까

문득 지하까지 내려다 보니

맨발이다 풀 많은 둥근 지붕이

빗길에 닦여져 투명하다

 

밤새 빗질한 길이

물기 마르고 난 어느 여인의

생머리같이 단아하다

처음의 낯선 걸음이라

발길 옮기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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