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의성金氏 천전파 제사 현장엔
청계종택 年 약 25회 제사… 子正 제사 참석 늘리려 300년만에 저녁으로 바꿔
제물 올리는 진설→출주… 사당에서 신주 모시고 와 후손들 함께 參神→降神
불천위 제사는 고조(高祖)까지만 제사를 지내는 유교식 제사 예법(4대봉사)의 예외다. 유교에서는 제사가 5대째로 넘어가면 오세즉천(五世則遷)을 적용해 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큰 공을 세웠거나 학문과 덕이 높은 이에 한해 영구히 제사를 지낼 수 있게 허락한다. 일 년에 제사가 수십 번 되는 종갓집 이야기는 대부분 불천위로 지정된 조상이 많은 곳이다. 청계종택에서는 시조인 청계공과 그 부인의 불천위 제사를 지낸다. 두 사람은 다섯 아들이 모두 과거에 합격한 덕에 불천위로 지정됐다. 종갓집 건물은 오자등과택(五子登科宅)으로 불린다. 퇴계 이황의 수제자로 선조 때 통신사로 일본을 다녀와 "왜의 침략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던 학봉 김성일(1538~1593)이 넷째 아들이다. 5형제는 경북 일대에 종택과 집성촌을 이뤘고 현재 전국에 후손 5만 명이 있다.
제사 음식 준비는 모두 여자들이 하지만 음식을 제기에 쌓고 상에 올리는 일은 모두 남자가 한다. 주방에서 제물 준비를 하던 여자들에게 음식 준비에 관해 묻자 "이야기는 저쪽 남자분들께 들으세요"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종손은 "제사 준비 과정에서 남녀 역할이 엄격히 구분되는 게 사실"이라며 "더운 날씨에 나물과 고기를 삶는 주방에서 고생이 많다"고 했다.
청계종택은 불천위 제사 2번, 4대조까지의 기일 제사, 명절 차례 등을 포함해 1년에 약 25번 제사를 지낸다. 이날 대구에서 온 16대 지손 김도국(61)씨는 "종손이 일년 내내 고생이 많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제사에 꼭 참여해서 돕는다"고 했다. 이날도 종손은 중국에 가는 일정을 미루고 제사를 주관했다. 청계종택은 불천위 제사 참여를 늘리기 위해 지난 1월 문중 회의에서 불천위 제사를 자시(子時, 23시~1시)에서 저녁 제사로 바꿨다.
한국국학진흥원의 지난 4월 말 조사에 따르면 불천위 제사 를 올리는 176곳 중 106곳(60%)이 자시에서 저녁이나 오전으로 시간을 바꿨고 그 중 10곳은 기일이 아닌 특정일로 제삿날을 옮겼다. 김미영 한국국학진흥원 연구위원은 "안동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종갓집들도 시대에 맞게 제사를 바꿔가고 있다"며 "제사 시간뿐 아니라 4대봉사를 2·3대까지만 제사를 지내기로 바꾼 종갓집도 마흔 곳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8/20170818018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