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018.09.29 11:19

덮어 주지 않은

조회 수 150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슬픔이 기쁨에게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를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8 한 사람만을 풀잎슬 2018.10.21 1724
1037 네가 가고 풀잎슬 2018.10.20 1697
1036 그 빈자리에 다시 풀잎슬 2018.10.19 1654
1035 그것은 신들의 짓궂은 풀잎슬 2018.10.18 1446
1034 더욱 아프게만 풀잎슬 2018.10.18 1485
1033 가을 풀잎슬 2018.10.17 1935
1032 인생 풀잎슬 2018.10.16 1832
1031 도시 냄새가 풀잎슬 2018.10.16 1622
1030 삶이 없었던 풀잎슬 2018.10.15 1462
1029 아름답습니다 풀잎슬 2018.10.14 1473
1028 삶이 힘들다고 느낄 때 풀잎슬 2018.10.12 1789
1027 울지 않고 풀잎슬 2018.10.11 1633
1026 비 오면 풀잎슬 2018.10.10 1515
1025 죽어서도 나 풀잎슬 2018.10.10 1603
1024 만나야 한다 풀잎슬 2018.10.08 1369
1023 상처받은 사람의 풀잎슬 2018.10.08 1477
1022 사랑법 풀잎슬 2018.10.07 1770
1021 뚜껑을 열적마다 풀잎슬 2018.10.06 1763
1020 끝은 없느니 풀잎슬 2018.10.06 1532
1019 우리를 더욱 풀잎슬 2018.10.05 1719
1018 엎어지고 무너지면서 풀잎슬 2018.10.04 1821
1017 보랏빛 노을은 풀잎슬 2018.10.03 1802
1016 허공에 높이 풀잎슬 2018.10.03 1669
1015 푸르른 날의 고독 풀잎슬 2018.10.02 2065
1014 언제나 내 것 풀잎슬 2018.10.02 1724
1013 가지 않은 길 풀잎슬 2018.10.01 1540
1012 초록에서 길어낸 풀잎슬 2018.10.01 1071
1011 네게로 가는 풀잎슬 2018.10.01 1209
1010 천평도 더 넘는 풀잎슬 2018.09.30 1516
1009 아름다운 날 풀잎슬 2018.09.30 1722
1008 서로가 서로의 풀잎슬 2018.09.29 1575
1007 비가 온다 풀잎슬 2018.09.29 1272
» 덮어 주지 않은 풀잎슬 2018.09.29 1501
1005 그런 사람이 풀잎슬 2018.09.29 1465
1004 남 모를 풀잎슬 2018.09.28 1847
1003 황혼을 따라 풀잎슬 2018.09.28 1730
1002 너는 무얼 하는지 풀잎슬 2018.09.27 1767
1001 그럴수록 난 당신이 풀잎슬 2018.09.26 1781
1000 당신을 사모하는 풀잎슬 2018.09.25 1640
999 우리는 그 남자를 풀잎슬 2018.09.25 148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32 Next
/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