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 내리는
먼저 올라 온 산 안개는
숲속을 품어 안고
안개비가 하얗다
오솔길은 진흙이
녹아내려 내 발을 깨물고
바지 가랑이에 덫 칠 한다
물 먹은 풀 숲에
숨어 부는 바람
나를 따라 오르고
먹구름 하늘에 원 터치로
수채화를 그린다
먼 산 허리로 휘감아
도는 구름 용을 그리고
산 까치 물을 물고
나는데 이름 모를
고운 새 청아하게 맑다
비를 뒤집어 쓴 숲은
물방울을 흥건히 매달고
다리는 물 속에 빠졌다
실비가 내리다가
굵은 비가 쏟아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