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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8 22:33

비탈에 선

조회 수 17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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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에 선

 

지나온 모든 것이

소중했듯이

다가올 모든 것도

또한 아름다우리.

 

사랑하는 이여

오늘도

젖도록 비를 맞자.

 

우리도 강이 되어

일상을 탈출하여

돌아오지 않아도 좋을

긴 여행을 함께 떠나자.

오늘은

오쩌자고 바람도

없이 비가 온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물 머금고 생명으로

죽어 있는 모든 것은

물 머금고 죽음으로

 

바람 앞에서

쓰러지지 않으려고 흔들렸다.

 

그러나 비겁하지는 않으려고

휘도록 살아온 내 인생

부끄럽지 않다.

 

누구를 위해 살아왔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밀려나지 않기 위해 버텨야 했던

다만 처절한 생존이었다.

기쁨은 기쁨으로

괴로움은 괴로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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