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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5 17:12

서슴없이 뛰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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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시

 

장국영, 키아누리브스 중에 누가 멋있냐고 묻길래

너라고 했더니 기분 좋게 웃던 그 애

 

어느 날 갑자기 세발자전거를 끌고 와서

세계 일주 시켜준다던 그애

 

화이트데이엔 사탕상자 주면서 사탕 담으라던 그 애

겨울바다 구경 갔다 내 모자가 물 속으로 떨어졌는데

 

서슴없이 뛰어들어 모자를 집어왔던 그 애

함박눈 내리던 날 눈싸움하자던 내 부탁 거절하고

 

골목길에 쭈그리고 앉아

작은 눈사람 만들기에 열 내던 그 애

 

헤어져 버스 타려던 내게로 달려와서

밤새워 얘기하던 그 애

 

한밤중에 골목길 걷다가 깡패 만나서 달라는 대로 다 주더니

버스 정류장에서 살며시 다가와

 

조용한 목소리로 버스비 좀 달라던 그 애

비 내리는 날 겨울비 맞고 나를 찾아와서는

 

분위기 좋다고 웃더니

그 다음날 폐렴으로 입원했던 그 애

 

웃는 모습이 너무도 아파 보여 나도 모르게 눈물지었더니

바보라고 외면하던 그 애

 

한겨울 너무나도 여린 모습으로 다가와

눈을 보고 싶다던 그 애

 

술 취해서 날 불러내더니 살며시 키스하고

넌 내꺼 라며 공허한 웃음 짓던 그 애

 

사랑한단 말은 무척 좋아하면서도

단 한 번도 사랑한단 말을 해주지 않던 그 애

 

그러나..

한동안 우린 그렇게 연락이 없었고

 

후에 내가 그를 찾았을 때

그는 작은 병실에서 하얀 미소를 띄우며 누워 있었고

 

이게 뭐야 빨리 나가자던 내게

미안하다고 수없이 말하던 그 애

 

그 날밤

나에게 처음으로 사랑한단 말하며 웃었고

 

그런 그를 보며 난 그저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지

그는 사랑한다 말하며 나의 손을 잡고

 

나의 입에 입 맞추었지

눈물이 범벅이 된 하얀 얼굴에 고통이 일그러진 얼굴에

 

그래도 미소 지으려고 애쓰며 그렇게 사랑한다 했지

그리고는 영원히 잠들어버렸지

 

다시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후에 그의 동생이 나에게 전해준 그의 일기장엔

 

사랑, 죽음, 그리고 나의 이름만이 열거되어 있었고

그의 사진 속에 비쳐있던 그와 나의 사진 속에서

 

그는 웃고 있었지

그의 사진을 액자에 넣으려고 일기장에서 떼었을 때

 

그의 사진이 붙어있던 자리에

´영원히 너를 사랑 할거야´ 라는 글과

 

내가 평소에 즐겨 부르던 노래 한 소절 적혀 있었지

그제야 난 소리내어 울었고

 

그의 이름을 수없이 되새겼지

너와 함께 가지 않은 걸 후회하면서...

남아있는 나를 증오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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