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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숲에서

 

봄 숲은 인내의 대가를 모르지만

숲을 키워내는 것은 햇볕이다, 아니

 

차라리 뽑아내고 있다, 햇볕은

꽃을 뽑아내고 잎을 뽑아내고

이어 나뭇가지도, 비까지 주면서

 

여린 가지는 자랄 만큼만 키를 세워

속으로 속으로 푸른 살을 채우고

 

연두색 팔레트에서 쏟아트린 붉은

물감 같은 꽃들이 짧은 공연을 끝낸다

 

이제 숲의 시간, 다시 새들을 불러 들이고

아낌없이 좋은 것들을 세상에 내어준다

 

햇볕은 내게서 무엇을 뽑아내려고

이리도 따사로이 내리쬐는 걸까

 

이적지 내가 나를 키운 것이 아니듯

봄 숲이 나를 보고 좋은 것을 내놔 보란다

 

내게 있어 제일로 좋은 것을,

내가 숲 속의 나무이고 싶었으니

 

나는 숲 속의 나무이고 싶었다

 

나무처럼 살며 나무 같은 시를 쓰고

푸른 숲 속에서 함께 커가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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