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거리
어디 있기에
이토록 더디 옵니까
그대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그대를 사랑하는 만큼
외로움 또한 깊어가는 것을
언제쯤 그대는 나를
그대의 마음에 채워주시렵니까
사시사철 잎잎이
그리움으로 물들어 있는 나는
이제 어찌 하란 말입니까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늘.. 고개 빼 들고
그대를 향해 서 있는
한 그루 나무 같은 것이었습니다.
백년을 기다려 봤자
한 발자욱도 내게 다가오지 않는
그대는 내가 바라만 보아야 하는
먼 산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아득한 거리 앞에
늘.. 몸져 눕는 나는
내 죽어 한 줌 씨앗으로나마
그대의 품에 안겨 있고 싶었지만
잊을 만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다가와
나를 흔들어 놓고 지나가버리는
바람
내가 한 그루 나무라면
그대는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한 줄기 바람 같은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