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그림 속의 비밀
더 높고
봄비 내리던 날
민들레 피었던 갯마을
푸른 잎이 바람 막아
무리 지어 더욱
어느 불빛도 잡을 수 없어
갑자기 달려온 바람
고운 꽃잎보다
봄이로구나
설 풍치는 날이면
춘천호 안개 속에서
숲속이 물 속에 담겨
바람에게도 뾰족 주둥이가
뺨을 간지리는
여전히 푸른 창공을 날고
여린 가지는 자랄 만큼만
만져 주길 기다리는
일곱 빛깔 고운 무지개
계절은 눈 시리게 꽃들을
세월에게
기어이 울고 말
나를 슬프게 하는 것
스산한 느낌과 함께
허공 중에
그리움이여
사랑도 행복도
참 오랜 만에
그들 모두를 싸잡아
철을 몰라 계절도
발 아래 깔리듯 흐르는
어두운 밤길에 꽃잎을
이름 모를 고운 새
한낮의 적막속에
말없이 따르던 슬픈 그림자
하늘 호수
산다는 것이
종일 추억의 잔물
기적소리로 가슴에서
배를 띄우자
abcXYZ, 세종대왕,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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